[피플&컴퍼니] 메디컬아이피 박상준 대표
‘의료 혁신 기술’로 양질의 의료 서비스 제공에 기여할 터
AI(인공지능)과 3D 프린팅 등 첨단기술은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면서 산업을 고도화시키기도 하고,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도 만든다. 특히 의료 분야에 적용된 AI와 3D 프린팅 기술은 의료 데이터의 가치를 극대화하며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메디컬아이피는 이런 혁신적 의료 환경을 앞당기고자 노력하고 있는 기업이다. 의료진의 기술 향상에 활용될 수 있는 AI와 3D 프린팅 기반의 의료기술과 다양한 의료 플랫폼을 개발, 제공하는 메디컬아이피 박상준 대표를 만나 이 회사의 핵심 기술력과 경영철학에 대해 들어보았다. ■ 최경화 국장, 이성숙 기자
AI 의료영상 분석·분할부터 의료용 3D 프린팅까지 토털 솔루션 제공
메디컬아이피는 서울대학교병원의 공식 원내 1호 스타트업 기업으로, 지난 2015년에 설립되었다. 서울대병원 의료기기혁신센터 부센터장을 역임한 메디컬아이피 박상준 대표는 “서울대병원 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을 담당하는 SNUH 벤처(SNIH-Ventures)가 의대 및 병원이 보유한 글로벌 수준의 의료 연구 성과가 실용화될 수 있도록 지원함에 따라 메디컬아이피의 사업이 본격화될 수 있었다”고 설립배경을 설명했다.
메디컬아이피의 대표 제품은 인체 내부 정보에 색을 입혀 3D로 신속하고 편리하게 시각화해주는 메딥프로(MEDIP PRO)이다. 이 제품은 CT, MRI 등 단층 촬영 영상을 인공지능 기술로 모델링하여 기존 흑백 영상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던 환자의 장기와 병변 등을 보다 직관적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술을 접목해 사람의 눈으로는 판별하기 어려운 장기의 경계 및 병변까지 구분할 수 있으며 의료진의 판독과 진료, 수술 계획 수립 등에 활용돼 의료 자원 사용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기술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박상준 대표는 “메딥프로는 지난해 기술 고도화에 따른 국내 MFDS(의료기기 2등급) 변경인증을 받았다. 11월 국내 기업 최초로 AI 의료영상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미국 FDA 승인을 획득했으며, 12월 말에는 유럽 CE 인증까지 완료하는 등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이 검증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메디컬아이피에서 보유한 아낫델(ANATDEL)은 메딥프로를 기반으로 하는 의료용 환자맞춤형 3D 프린팅 솔루션으로, 세그멘테이션(장기분할) 기술을 활용해 환자의 CT나 MRI 영상을 토대로 심장, 뇌, 척추, 귀, 신장에 이르기까지 신체 모든 장기를 물성 그대로 구현해 낸다. 의료진은 환자 진단 및 수술 계획 수립, 수술 시뮬레이션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의대 학생들의 교육이나 의료 실습, 의료장비 테스트에도 쓰이는 등 활용도가 높다. 특히 기존에 활용되던 Cadaver(사체)를 대체할 수 있어서, 향후 의료 산업에서 활용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준 대표는 “실제로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에서는 아낫델 신장(Kidney) 모델을 임상에 110case 이상 적용했고, 수술 과정에 아낫델을 도입한 경우 100%의 수술 성공률을 기록했다”며 “수술 시간을 크게 단축함으로써 회복 속도 증가, 후유증 감소 등의 효과를 거두는 등 의료 현장에서의 높은 효용성을 지닌 제품”이라고 설명한다.
▲ 메딥프로는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CT, MRI 상을 3D로 시각화한다.
의료영상 분석 및 3D 프린팅 솔루션 워크플로 구축
메디컬아이피는 ‘의료 3D 토털 솔루션’을 확보한 기업이다. 이 회사는 CT, MRI 등 의료영상에 머신러닝 및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쉽고 빠르게 3D로 시각화해주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세그멘테이션(장기 분할) 기술과 의료영상 화질 개선 기술 등을 더해 의료영상 분석 영역에서 차별화된 3D 솔루션을 구축했다. 여기에 더해 3D 프린팅, 모바일, XR(eXtended Reality: 확장현실) 등으로 기술의 적용산업을 다변화함으로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을 확보할 수 있었다.
“AI 의료영상 전처리 및 분할 기술의 경우 의료용 3D 프린팅을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두 사업을 모두 영위하는 데에서 오는 장점이 크다”는 박상준 대표는 “메딥프로를 통해 CT, MRI 등의 DICOM 파일을 STL, OBJ, 3MF, VRML 등 다양한 3차원 파일 형식으로 추출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환자의 2차원 의료영상이 3D 프린팅 제품으로 제작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메디컬아이피에서 제공하는 3D 프린팅 솔루션은 자체 개발한 AI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제작시간 단축, 정확도 향상은 물론 의료용 3D 프린팅 결과물의 퀄리티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디컬아이피의 기술력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코로나19 특화 소프트웨어인 ‘MEDIP COVID19’을 개발하고 전세계에 무료 배포하였다. 이 소프트웨어는 메딥프로의 AI 의료영상 분석·분할 기술을 기반으로 코로나19 정량화에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 설계되었으며, 환자의 흉부 CT에서 1분 내 폐렴 병변을 자동으로 탐지/분할/정량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이다. MEDIP COVID19의 차별점은 폐렴의 물리적인 중량(gram)과 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자동으로 계산해준다는 점이다. 특히 코로나19 증상을 수치적으로 정량화해주기 때문에. 환자의 중증도를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MEDIP COVID19’는 9월 14일 기준으로 50여 개국 1200여개 기관에서 다운로드받았다. 또한, 메디컬아이피는 전세계 무료배포를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과 기술의 공공성을 인정받아 지난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선정하는 ‘D.N.A(Data·Network·AI)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와 의심환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환자의 중증도를 판단하여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만큼,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별해주는 PCR과 중증도를 수치적으로 나타내는 MEDIP COVID19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는 박상준 대표는 “저개발국가 등 보다 넓은 의료 환경에서 해당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엑스레이(X-ray)를 활용한 코로나19 정량화 솔루션 또한 개발 중”이라고 덧붙여 소개한다. 메디컬아이피는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지원을 통해 ‘TiSepX COVID19’ 개발을 위한 X-ray 의료영상 딥러닝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내로 이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2015년 설립 이후 메디컬아이피는 3D 산업 및 4차 산업혁명에 부합하는 다양한 기술 영역들을 의료 분야에 접목해왔다. “단층촬영 영상을 3D로 구현해내는 원천기술을 중심으로 AI, 3D 프린팅, 모바일, XR 등 산업 트렌드에 맞는 최첨단 산업들과의 연결고리를 찾아 산업의 발전 방향에 부합하는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는 박상준 대표는 “언뜻 보면 이러한 기술들이 모두 다른 여러 종류의 것들로 인식될 수 있지만, 의료라는 테마 안에서는 의료진들이 선택한 기술은 결국 환자에게 향해가는 하나의 pathway(통로)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 메딥 코비드19는 메딥프로의 AI 의료영상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코로나19의 증상을 정량화한다.
Empowering Medicine, Saving Lives
메디컬아이피의 메딥프로(MEDIP PRO)는 미국 FDA, 유럽 CE 인증을 통해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기술력을 검증받았다. 또 아낫델(ANATDEL)은 지난 5년간 약 1000명의 환자에게 적용되어 수술시간을 감소시키고, 수술 실패율을 낮추면서 국내외적으로 3D 프린팅 기술의 효과를 입증했다. 이를 기반으로 메디컬아이피는 앞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메디컬아이피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메딥과 아낫델 외에도 웹·모바일 기반 의료용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모딥’과 ‘메디클립’, 협진 및 의학 교육에 최적화된 아나토미 테이블 ‘MDBOX‘ 등 다
양한 라인업을 구축했으며, 이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의료 3D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의료 시장에 선보여 산업 내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의 일환으로 메디컬아이피는 전신 CT ‘체성분’을 AI로 자동 분할해주는 딥캐치(DeepCatch)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딥캐치는 1분 내 의료영상에서 온몸의 피부, 뼈, 근육, 피하지방, 복부지방, 혈관, 척수 등 체성분을 분할하고 정량화하여 이환율 및 사망률과 관련이 있는 정확한 체지방 지표를 제공해 준다. “딥캐치는 BMI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근감소증 관리가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수술 예후와 연관된 각종 체성분 수치들을 한 번의 클릭만으로 정확하게 산출해줌으로써 연구 및 제약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사용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박상준 대표는 설명한다.
한편 메디컬아이피는 제품 라인업 확장과 함께 VR 콘텐츠를 강화해 의학 교육에 3D 모델링 기술과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VR 콘텐츠는 환자의 인체 내부를 가상현실 속에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어 교육 과정에서 해부실습용 카데바(Cadaver)를 대체할 수 있으며, 수술 계획과 시뮬레이션 등에도 특화된 기술이다. 또 이 회사는 의료용 3D 프린팅 사업 또한 환자맞춤형 3D 프린팅 장기 모형의 제작 노하우를 바탕으로 의료진의 교육이나 의료기기 사용적합성 검증에 활용될 수 있는 3D 프린팅 시뮬레이터로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8월 글로벌 1위 의료기기 기업인 메드트로닉(Medtronic)과 MOU를 체결하고 시뮬레이터 개발에 착수했으며, 올림푸스(Olympus), 바드(Bard)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과 제품 개발을 협의 중이다.
“메디컬아이피는 인공지능, 3D 프린팅, VR 등 첨단 기술을 의료영상과 접목하여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데 쓰일 수 있도록 다양한 플랫폼 개발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는 박상준 대표는 “앞으로도 ‘Empowering Medicine, Saving Lives’라는 회사의 설립 이념처럼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끝없이 정진하여 의료 AI 분야의 글로벌 No.1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 메티컬아이피의 제품 포트폴리오
기사 내용은 PDF로도 제공됩니다.
작성일 : 2020-09-29